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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골 오래 끓이면 안 좋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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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골은 오래 끓일수록 좋다?" 유튜브 보고 찾아본 진실
얼마 전 유튜브를 보다가 흥미로운 영상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사골, 오래 끓이면 독이 된다"는 내용이었죠. '오래 끓여야 뽀얗고 진한 국물이 우러나오는 거 아니었어?' 하는 생각, 다들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저 역시 그랬고요. 한국인에게 사골국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정성이자 보양식의 상징인데, 이게 사실이 아니라니. 궁금증이 생겨서 정말 그런지 직접 자료를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사골을 오래 끓이면 안 되는 진짜 이유: '인'의 역습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골을 특정 시간 이상 끓이는 것은 영양학적으로 이득이 거의 없으며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인(Phosphorus)' 성분 때문이었어요.
인은 칼슘과 함께 뼈를 구성하는 필수 미네랄이지만, 둘의 관계는 좀 미묘합니다. 사골을 너무 오래 끓이면 뼈에서 인이 과도하게 빠져나오는데, 이 인은 우리 몸속에서 칼슘과 만나면 서로 딱 달라붙어 버리는 성질이 있습니다. 이렇게 결합한 '인산칼슘'은 몸에 흡수되지 않고 그대로 배출됩니다.
이게 무슨 뜻이냐면, 애써 끓인 사골국 속 칼슘의 흡수를 방해하는 것은 물론, 다른 음식으로 섭취한 칼슘까지도 빼앗아간다는 의미입니다. 뼈를 튼튼하게 하려고 마신 사골국이 역설적으로 우리 뼈에 저장된 칼슘을 빼내 가게 만드는 '뼈 도둑'이 될 수 있다는 사실, 놀랍지 않나요? 특히 콩팥 기능이 좋지 않은 분들은 인 배출이 어려워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합니다.
영양과 맛의 마지노선, 4번째 가열
국립축산과학원의 연구 결과는 더 구체적입니다. 사골을 4번 이상 끓이면 다음과 같은 변화가 생긴다고 합니다.
- 핵심 영양소 급감: 피부 탄력과 관절 건강에 좋은 콜라겐, 콘드로이친황산, 그리고 칼슘 함량이 3번째 가열까지는 유효하게 나오다가 4번째부터는 급격히 줄어듭니다.
- 맛과 풍미 저하: 4번째부터는 국물이 눈에 띄게 묽어지고 특유의 구수한 맛이 사라집니다. 국물의 뽀얀 정도를 나타내는 '탁도'와 진한 식감을 결정하는 '점도' 역시 현저히 낮아져 맛없는 국물이 되고 맙니다.
결국 4번째부터는 영양도 맛도 놓치는, 말 그대로 '헛수고'가 되는 셈입니다.
맛과 영양을 모두 잡는 '황금률': 6시간씩 3번
그렇다면 어떻게 끓이는 것이 가장 좋을까요? 다행히도 농촌진흥청과 국립축산과학원에서 수많은 실험을 통해 검증한 '표준 조리법'이 있었습니다. 바로 '한 번에 6시간씩, 최대 3번만' 우려내는 것입니다.
이 방법은 콜라겐, 칼슘 같은 좋은 성분은 최대한 뽑아내면서, 칼슘 흡수를 방해하는 인의 양은 조절할 수 있는 최적의 균형점이라고 합니다. 이제부터 이 황금률에 따라 완벽한 사골국을 만드는 전 과정을 단계별로 알아보겠습니다.
1단계: 좋은 사골 고르기
좋은 재료가 맛의 절반을 차지하죠. 좋은 사골은 단면을 봤을 때 뼈와 골수 사이의 경계선에 붉은색 얼룩이 선명한 것이라고 합니다. 골화가 덜 진행된 신선한 뼈라는 신호죠. 그리고 사골만 쓰는 것보다 저렴한 잡뼈를 함께 넣으면 국물이 더 뽀얗고 구수해진다는 팁도 있었습니다.
2단계: 잡내 없는 국물을 위한 준비
- 핏물 빼기: 뼈를 찬물에 3~7시간 정도 담가 핏물을 뺍니다. 중간중간 물을 갈아주면 더 좋습니다.
- 초벌 삶기: 핏물 뺀 뼈를 끓는 물에 10~20분간 강하게 끓여 불순물과 남은 핏물, 잡내를 제거합니다. 이 첫물은 반드시 버려야 합니다.
- 세척: 초벌 삶기를 마친 뼈와 솥을 흐르는 물에 깨끗하게 씻어줍니다.
3단계: 황금률 적용하기
- 1차 가열: 깨끗한 뼈를 솥에 담고 뼈 무게의 5~7배 정도 물을 부어 센 불로 끓이다가, 끓어오르면 약불로 줄여 6시간 동안 우려냅니다.
- 반복과 분리: 6시간 후, 1차 국물은 다른 곳에 따라 보관합니다. 솥에 남은 뼈에 다시 찬물을 붓고 같은 방법으로 6시간씩 두 번 더 반복합니다.
- 혼합하기: 1, 2, 3차에서 얻은 국물을 모두 한데 섞어줍니다. 이렇게 하면 각 차수별로 조금씩 다른 맛과 영양이 고르게 섞여 훨씬 깊고 균형 잡힌 맛을 낼 수 있습니다.
4단계: 보관과 섭취
정성껏 끓인 사골국, 보관도 중요합니다. 끓인 국물을 식히면 위에 하얀 지방층이 굳는데, 이걸 걷어내면 칼로리가 저지방 우유보다도 낮아진다고 해요. 지방을 걷어낸 국물은 한 번 먹을 만큼씩 소분해서 지퍼백이나 우유팩, 페트병 등에 담아 냉동 보관하면 됩니다. 냉동 보관한 사골국은 가급적 한 달 이내에 소비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합니다.
결론: 이제는 '똑똑하게' 끓여 드세요
이번에 자료를 찾아보면서 '오래 끓일수록 좋다'는 것이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오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조건적인 시간이 아니라 '6시간씩 3번'이라는 과학적인 방법이 맛과 영양을 모두 잡는 비결이었네요. 이제부터 사골국을 끓일 땐 막연한 믿음 대신, 과학적으로 검증된 황금률을 따라 건강하고 맛있는 보양식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요?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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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www.newskr.kr/news/articleView.html?idxno=5187
- https://m.health.chosun.com/svc/news_view.html?contid=2020012202912
- https://www.farminsight.net/news/articleView.html?idxno=181
- https://www.youtube.com/watch?v=Z5bt-RkaY60
- https://kormedi.com/1311673/
-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74754
- https://digitalchosun.dizzo.com/site/data/html_dir/2018/01/03/2018010311092.html
- https://nias.go.kr/front/soboarddown.do?cmCode=M090814150850297&boardSeqNum=3335&fileSeqNum=2018
- http://www.joongboo.com/news/articleView.html?idxno=1219301
- https://www2.seoul.co.kr/news/economy/2018/01/02/20180102800129
- https://nias.go.kr/front/prboardView.do?cmCode=M090814150850297&boardSeqNum=2517&columnName=&searchStr=&currPage=164
- https://www.chosun.com/kid/kid_literacy/kid_sisanews/2023/11/13/F3U5TRLQQI2RYWRJVWHES22NTU/
- https://news.hidoc.co.kr/news/articleView.html?idxno=29224
- https://m.health.chosun.com/svc/news_view.html?contid=2023011601702
- https://ichannela.com/news/main/news_detailPage.do?publishId=000000073072
- http://www.korea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6181
- https://www.nongsaro.go.kr/portal/ps/psv/psvr/psvre/curationDtl.ps?menuId=PS03352&srchCurationNo=1503
- https://nias.go.kr/front/prboardView.do?cmCode=M090814150850297&boardSeqNum=3335&columnName=&searchStr=&currPage=56
- https://www.rda.go.kr/fileDownLoadDw.do?boardId=farmprmninfo&dataNo=100000741218&sortNo=0
- https://nias.go.kr/front/soboarddown.do?cmCode=M090814150850297&boardSeqNum=2517&fileSeqNum=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