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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좀(리포솜)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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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건강기능식품이나 화장품 성분을 이야기할 때 '리포좀(Liposome)'이라는 용어를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리포솜'이라고도 불리는 이 용어는, 사실 특정 성분의 이름이 아니라 그 성분을 운반하는 '기술'의 이름입니다.

리포좀은 그리스어로 지방을 뜻하는 'Lipo'와 몸체를 뜻하는 'Soma'가 합쳐진 단어입니다. 이름 그대로 '지방으로 이루어진 작은 몸체' 또는 '미세한 캡슐'을 의미합니다.

이 캡슐의 가장 큰 특징은 우리 몸의 세포막과 매우 유사한 성분인 '인지질(Phospholipid)'로 만들어진다는 점입니다. 인지질은 물과 친한 머리 부분(친수성)과 기름과 친한 꼬리 부분(소수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리포좀의 독특한 구조와 원리

인지질 분자를 물에 넣으면, 분자들은 스스로 안정적인 구조를 찾아 배열됩니다. 기름 성분인 꼬리 부분은 물을 피해 서로 마주 보고, 물과 친한 머리 부분은 바깥쪽(물 쪽)을 향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중 막을 가진 속이 빈 공 모양의 캡슐이 만들어지는데, 이것이 바로 리포좀입니다.

이 독특한 구조 덕분에 리포좀은 두 가지 유형의 물질을 모두 담을 수 있습니다.

  • 수용성 물질 (물에 녹는 성분): 비타민 C, 글루타치온 등 물에 녹는 성분은 리포좀 캡슐 내부의 물이 채워진 공간에 담을 수 있습니다.
  • 지용성 물질 (기름에 녹는 성분): 커큐민, 코엔자임 Q10 등 기름에 녹는 성분은 캡슐의 막을 구성하는 인지질 이중층(기름 성분) 사이에 끼워 넣을 수 있습니다.

리포좀 기술이 주목받는 이유

리포좀 기술이 이토록 주목받는 이유는 영양 성분을 '보호'하고 '전달'하는 능력에 있습니다. 우리가 특정 성분을 섭취했을 때, 그 성분이 소화 과정을 거쳐 실제로 몸에 흡수되어 사용되기까지는 여러 장애물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섭취한 영양소는 강력한 위산이나 각종 소화 효소에 의해 쉽게 파괴될 수 있습니다. 또한, 장에 도달하더라도 성분의 특성에 따라 흡수율이 매우 낮을 수도 있습니다.

리포좀은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합니다.

1. 성분 보호 (Protection)
리포좀 캡슐은 그 안에 담긴 영양 성분이 위산이나 효소에 의해 분해되지 않도록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하는 방패 역할을 합니다.

2. 흡수율 향상 (Increased Bioavailability)
리포좀의 막은 우리 몸의 세포막과 동일한 인지질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덕분에 리포좀 캡슐은 장 세포에 도달했을 때 세포막과 쉽게 융합하려는 성질을 가집니다. 이 과정을 통해 캡슐 안의 내용물을 일반적인 형태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세포 내부로 직접 전달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같은 양의 성분을 섭취하더라도 리포좀 기술을 적용하면 더 많은 양이 파괴되지 않고 몸속으로 흡수되어 사용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실제로 우리 몸이 활용할 수 있는 비율을 '생체이용률'이라고 부르는데, 리포좀은 이 생체이용률을 극대화하는 핵심 기술입니다.

리포좀 기술의 활용

본래 리포좀 기술은 필요한 약물을 정확한 표적(예: 암세포)에 전달하고 약효를 높이기 위한 의학계의 '약물 전달 시스템(DDS, Drug Delivery System)'으로 처음 개발되었습니다.

이후 그 효과성이 입증되면서, 유효 성분을 피부 깊숙이 전달하기 위한 화장품 분야로 확대되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흡수율이 낮은 특정 영양소(비타민 C, 커큐민, 글루타치온 등)의 생체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건강기능식품 분야에서도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리포좀은 성분 자체가 아니라 그 성분을 우리 몸에 더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고안된 '인지질 캡슐 운반체' 기술이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