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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수지 통증으로 진단 받은 후기 (손가락 수술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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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전 왼손 새끼손가락의 관절 통증으로 수술받았습니다. 저의 무지로 인해 진단을 늦게 받게 되어 상태가 많이 악화하였습니다. 제 경험을 공유해 드리니 저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통증의 발생
평소와 같이 집에 설치한 철봉으로 턱걸이했는데, 기분 나쁘게 새끼손가락 마디에 통증이 있었습니다. 운동을 무리했나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손가락을 펴면 아프고 구부리면 통증이 괜찮아졌습니다. 대략 둘째마다 같기도 하고 첫째마다 같기도 하고 통증 위치가 명확하진 않았습니다. 조금 쉬면 나으리라 생각했습니다.
동네 정형외과에서 진단
2주가 지나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아 정형외과를 찾았습니다. 손가락 통증 관련 내용을 검색한 뒤 류머티즘성, 퇴행성 관절염 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갑자기 불안해졌기 때문입니다.
엑스레이로는 이상을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손가락을 펴도 첫째 마디가 굽어 있는 것을 보시더니 백조목 증후군이 의심된다고 했습니다. 저는 원래 양손 다 새끼손가락의 첫째 마디가 굽어 있는데 약간 의아하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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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 없는 오른 손 새끼 손가락 |
백조목은 첫번째 펴는 힘줄이 손상된 경우 발생하는 증상으로 손가락이 백조목처럼 휘어지는 증상입니다. 위의 사진처럼 정상 손가락도 저는 약간 굽어있어서 백조목으로 오인하기 좋았던 것 같습니다.
손가락 깁스를 하면 힘줄이 다시 붙는 경우가 있다고하여 1주일 동안 깁스를 하고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1주일 뒤 통증이 지속돼 다시 병원에 갔습니다. 병원에서는 1주일 더 깁스하고 대학병원도 예약을 해보는 게 좋을 거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게으름과 안이함이 부른 늦장 예약
엄청난 통증도 아니고 살짝살짝 통증이 있을 뿐이데 대학병원을 가는 것은 유난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무릎, 허리도 아니고 겨우 새끼손가락 때문에 대학병원을 간다는 것도 불필요해 보였습니다.
서울에 유명 대학병원 한곳에 일단 전화는 해봤는데 예약이 1년 동안 꽉 찼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귀찮았는데 차라리 잘 됐다고 생각하고 다른 곳은 알아보지 않았습니다. 겨우 손가락 통증으로 대학병원에 간다는게 민망하기까지 했습니다.
1주일 뒤 동네 병원 의사 선생님이 약간 걱정스러운 말투로 대학병원 예약 안 하셨냐고 물어보시기에 이제 하겠다고 하고 나왔습니다. 결국 아내의 성화의 집에서 가까운 대학병원에 진료를 예약하고 손가락 깁스는 계속 했습니다.
대학병원에서 수지 검사 결과
대학병원에 방문 했을 때는 이미 깁스를 한 달 넘게 한 상황이었습니다. 점점 손가락 관절이 굳어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관절은 안 쓰면 그대로 굳어진다는 사실도 깁스한 지 2주만에 알게 되었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깁스한지 한달이 넘어가서 긴급하게 MRI를 찍어야하는 상황이라고 말씀하신 뒤부터 내가 뭔가 단단히 잘못 생각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미 예약이 차있으면 상황에 따라 2~3주 뒤에 찍어야할 수 도 있는데 그럼 깁스를 너무 오래해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긴급으로 처리해 주신 덕분에 그 주 주말 비는 한 타임에 MRI 촬영 예약을 할 수 있었습니다. 기존에 있던 주말 약속도 취소하고 찍었지만 남는 시간이 있음에 감사할 따름이었습니다.
바로 다음 주 수요일에 결과를 들으러 갔습니다. MRI 검사 결과 새끼손가락 두 번째 관절 (두번째와 세번째 마디 사이)에 인대가 있어야하는데 그게 안보인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정확히는 손가락을 째봐야 확인이 가능하며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저의 무지로 인해서 손가락의 관절은 계속 굳어갔고, 관절도 통증이 심해졌습니다. 저는 손가락이 정형외과에서 난이도가 높은 부위라는 사실도 알게되었고, 다시는 손가락이라고 무시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결론
손가락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깁스를 오래하면 관절이 굳어 영구적 손가락 장애를 얻을 수 있습니다. 만약 동네 병원에서 대학병원의 진료를 언급하면 주저하지 말고 바로 대학병원에 예약을 해야합니다. 병원에 따라 상당기간의 예약 대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