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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진드기에 물렸을 때 자가 진단을 위한 주요 의심 증상 안내, 생존율을 높이는 치료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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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아는 전공의 의사 친구와 이야기하다가 섬뜩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추석 같은 명절에 왜 응급실 비상 대기 근무를 서야 하는지 아냐고요. 바로 피갈이를 해야하기 때문이라더군요. 피갈이는 '살인 진드기'에 물린 환자들의 피를 갈아주는 조치였습니다. 특히 상태가 심각한 환자들은 피를 교체하는 수준의 처치(혈장 교환술)를 해야 생존율을 겨우 높일 수 있어서, 명절에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만약 벌초나 성묘 후에 몸이 안 좋으면 '혹시 나도?'라는 생각이 들 것 같았습니다. 병원에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판단하려면, 어떤 증상이 나타날 때 의심해야 하는지 정확히 아는 게 중요하겠죠. 그래서 오늘은 '살인 진드기병', 즉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을 의심해봐야 할 증상과 병원에서는 어떤 치료가 이루어지는지에 대해 함께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혹시 나도? '살인 진드기' 감염 의심 자가진단 리스트

진드기에 물린다고 해서 바로 증상이 나타나는 건 아닙니다. 보통 4일에서 길게는 15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치죠. 게다가 진드기는 물 때 마취 성분을 분비해서 통증이 거의 없고, 크기도 매우 작아 물린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니 야외 활동 후 2주 이내에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절대 가볍게 넘기지 마세요.

  • 1. 이유 없는 38도 이상의 고열

    가장 대표적인 초기 증상입니다.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자기 38도 이상의 고열이 며칠간 지속된다면 가장 먼저 의심해봐야 합니다.
  • 2. 감기몸살인 줄 알았는데? 심한 근육통과 피로감

    온몸을 두들겨 맞은 듯한 심한 근육통과 극심한 피로감이 동반됩니다. 많은 분들이 이 단계에서 심한 감기나 몸살로 착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곤 합니다.
  • 3. 결정적 차이! 구토, 설사 등 소화기 증상

    일반적인 감기몸살과 SFTS를 구분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원인 모를 메스꺼움, 구토, 설사, 복통, 식욕 부진 같은 소화기 증상이 고열과 함께 나타난다면 SFTS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실제 감염 환자의 절반 이상에서 소화기 증상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 4. 위험 신호! 정신이 혼미해지거나 출혈 증상

    드물지만 상태가 악화되면 의식이 흐려지거나, 잇몸이나 코에서 피가 나고, 피부에 멍(자반)이 드는 등의 출혈성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런 증상이 보인다면 즉시 응급실로 가야 합니다.

병원에서는 어떤 치료를 받을까? '피를 교체한다'는 말의 진실

안타깝게도 SFTS는 아직 바이러스를 직접 공격하는 치료제나 예방 백신이 없습니다. 그래서 병원 치료의 핵심은 환자 스스로 바이러스를 이겨낼 수 있도록 생명 기능을 유지시켜주는 '대증요법(보존적 치료)'입니다.

  • 기본 치료: 탈수를 막기 위해 수액을 공급하고, 혈압이 떨어지면 혈압상승제를 투여합니다. 혈소판 수치가 너무 낮아지면 수혈을 하기도 하죠.
  • 최후의 보루, 치료적 혈장교환술: 친구 의사가 말한 '피를 교체하는 치료'가 바로 이것입니다. 환자의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면 '치료적 혈장교환술'이라는 전문적인 치료를 고려하게 됩니다. 이는 환자의 혈액에서 바이러스와 염증 유발 물질이 포함된 혈장(액체 성분)을 걸러내고, 그 자리에 건강한 혈장을 채워 넣는 치료법입니다. 몸속의 적군(바이러스와 독성 물질)을 물리적으로 끄집어내고, 아군(정상 혈장)을 수혈해주는 셈이죠. 이 치료법이 다발성 장기 손상이나 심한 출혈로 진행되는 것을 막아 생존율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입니다. 야외 활동 후 2주 안에 감기와는 다른 심상치 않은 증상, 특히 '고열'과 '소화기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절대 망설이지 말고 병원을 찾으세요. 그리고 의사에게 "최근 벌초나 등산 같은 야외 활동을 했다"고 꼭 말씀해주셔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골든타임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