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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 피임약(사후 피임약) 복용법 및 주의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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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응급 피임약(사후 피임약)이란 무엇인가
응급 피임약의 정의와 목적
'응급 피임약(Emergency Contraceptive Pill, ECP)'은 성관계 후 복용하여 임신을 방지하는 약물이다. 피임 없는 성관계나 피임 실패 시(예: 콘돔 파손) 사용하는 '응급' 수단이다. 이는 일상적, 계획적 피임법을 절대 대체할 수 없다.
응급 피임약과 다른 약물의 명확한 구분
응급 피임약은 그 목적과 작용 시점이 명확히 다르다.
- 응급 피임약 (사후 피임약): 임신 '전' 단계, 즉 수정란이 자궁에 '착상'하기 전에 배란을 억제하거나 지연시켜 임신을 예방한다. 이미 착상이 완료된 후에는 효과가 없다.
- 경구 피임약 (사전 피임약): 매일 복용하여 배란 자체를 억제하는 '예방적' 피임법이다.
- 임신 중절 약물: 이미 자궁에 착상하여 시작된 임신을 '종료'시키는 약물이다.
응급 피임약은 임신의 '예방'을 목적으로 하며, 임신의 '종료'를 목적으로 하는 임신 중절 약물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응급 피임약의 종류와 작용 기전
국내에서 처방 가능한 응급 피임약은 성분에 따라 레보노르게스트렐(LNG)과 울리프리스탈 아세테이트(UPA) 두 가지로 나뉜다.
레보노르게스트렐 (Levonorgestrel, LNG)
합성 프로게스틴 성분으로, 성관계 후 72시간(3일) 이내에 복용해야 한다. ('노레보원', '포스티노' 등)
주된 기전은 배란을 촉발하는 황체형성호르몬(LH) 급증 전에 복용하여 배란을 억제하거나 지연시키는 것이다. 이미 배란이 일어난 후에는 효과가 크게 감소한다. 또한 자궁경부 점액을 끈끈하게 하여 정자의 이동을 방해하기도 한다.
울리프리스탈 아세테이트 (Ulipristal Acetate, UPA)
선택적 프로게스테론 수용체 조절제(SPRM) 성분으로, 성관계 후 120시간(5일) 이내에 복용할 수 있다. ('엘라원')
LNG와 달리, 황체형성호르몬(LH) 수치가 이미 증가하기 시작한 배란 임박 시점에서도 배란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더 긴 복용 가능 시간과 안정적인 효과를 제공한다.
주요 성분 비교: LNG vs UPA
두 약물은 복용 가능 시간, 효과 유지율, 그리고 체중의 영향 등에서 중요한 차이를 보인다.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체중'의 영향이다. 레보노르게스트렐(LNG) 성분은 체중 75kg 이상부터 효과가 감소하기 시작하며, 80kg 초과 시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된다. 반면 울리프리스탈 아세테이트(UPA)는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경우에도 비교적 효과를 유지한다.
또한, LNG는 24시간 이내 복용 시 약 95%의 성공률을 보이나 72시간이 가까워지면 58%까지 급락하는 반면, UPA는 120시간 내내 비교적 안정적인 높은 피임 성공률을 유지한다. 따라서 성관계 후 경과 시간과 환자의 체중을 고려하여 의사가 적절한 약물을 처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 특성 | 레보노르게스트렐 (Levonorgestrel, LNG) | 울리프리스탈 아세테이트 (Ulipristal Acetate, UPA) |
|---|---|---|
| 국내 상품명 | 노레보원, 포스티노, 세븐투에이치 등 | 엘라원 |
| 복용 가능 시간 | 성관계 후 72시간 (3일) 이내 | 성관계 후 120시간 (5일) 이내 |
| 피임 성공률 (72시간 이내) | 시간이 지날수록 급격히 감소 (약 58%) | 비교적 안정적으로 높은 확률 유지 (약 93%) |
| 작용 기전 | LH 급증 전 배란 억제 | LH 급증 시작 후에도 배란 억제 가능 |
| 체중의 영향 | 75kg 이상 시 효과 감소, 80kg 초과 시 효과 없음 | 체중 영향 비교적 적음 |
올바른 복용법 및 주의사항
복용의 핵심 원칙: 신속함과 용량
응급 피임약의 제1 원칙은 '가능한 한 빨리 복용하는 것'이다. 복용 시간이 빠를수록 피임 성공률은 높아진다. 처방을 받았다면 식사 여부와 관계없이 즉시 복용해야 한다.
복용법은 '단 1회 1정'이다. 효과를 높이려는 목적으로 임의로 여러 알을 복용하는 것은 피임률을 높이지 않고 심각한 부작용만 유발하므로 절대 금물이다.
구토 시 대처 방안
약 복용 후 구토는 약효에 치명적일 수 있다. 약물이 체내에 흡수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레보노르게스트렐 (예: 노레보원): 복용 후 2시간 이내 구토 시 재복용 필요
- 울리프리스탈 아세테이트 (예: 엘라원): 복용 후 3시간 이내 구토 시 재복용 필요
이 기준 시간 이내에 구토했다면, 즉시 의사나 약사와 상담하여 약을 다시 처방받아 복용해야 한다.
반복 사용의 위험성
응급 피임약은 절대 일상적인 피임 수단이 아니다. 고용량의 호르몬이 생리 주기를 교란시켜 심각한 월경 불순이나 부정 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사전 피임약(성공률 99% 이상)에 비해 피임 성공률도 낮다. 한 생리 주기 내에 반복 사용은 피해야 하며, 복용 후 성관계에 대해서는 피임 효과가 없다.
복용 후 신체 변화 및 관리
흔한 부작용 및 대처
고용량 호르몬으로 인해 일시적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 수일 내에 사라진다.
- 주요 증상: 메스꺼움, 구토, 두통, 어지럼증, 피로감, 유방 압통, 하복부 통증, 부정 출혈
- 대처: 증상 완화를 위해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두통이나 통증 시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등) 성분의 진통제 복용은 가능하다.
부작용이 매우 심하거나 며칠이 지나도 호전되지 않으면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출혈의 이해: 부정 출혈 vs 생리
약 복용 후 며칠 내에 소량의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호르몬 수치 변화로 인한 '소퇴성 출혈(부정 출혈)'이며, 정상적인 생리가 아니다.
이 출혈은 피임 성공 여부를 알려주는 신호가 절대 아니다. 임신이 되었더라도 착상혈 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 출혈 유무와 관계없이 반드시 정해진 시기에 임신 테스트를 해야 한다.
생리 주기에 미치는 영향
응급 피임약은 생리 주기를 교란한다. 다음 생리는 예정일보다 며칠 빠르거나 늦어질 수 있으며, 일주일 정도의 변화는 흔하다.
만약 원래 생리 예정일보다 7일 이상 생리가 늦어진다면, 임신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반드시 임신 테스트를 해야 한다.
처방 및 구매 절차 (대한민국 기준)
전문의약품: 의사 처방 필수
대한민국에서 모든 응급 피임약은 전문의약품이므로, 의사의 처방전 없이는 약국에서 구매할 수 없다.
처방 가능 의료기관
신속한 처방이 중요하므로, 가까운 병원을 방문하면 된다. 산부인과 외에 내과, 가정의학과에서도 처방이 가능하다. 평일 야간이나 주말, 공휴일에는 응급실에서도 처방받을 수 있다.
비대면 진료 및 대리 처방 금지
환자의 안전(체중 확인, 약물 상호작용 등)을 위해 2023년 12월 15일부터 비대면 진료를 통한 응급 피임약 처방은 전면 금지되었다. 반드시 대면 진료를 받아야 한다.
또한, 약을 복용할 당사자가 직접 진료를 받아야 하며, 파트너나 가족이 대신 처방받는 '대리 처방'은 불가능하다.
미성년자 처방
미성년자도 부모의 동의 없이 병원에 방문하여 본인의 판단 하에 진료를 받고 응급 피임약을 처방받을 수 있으며, 진료 기록은 의료법에 따라 비밀이 보장된다.
필수 후속 조치
임신 테스트를 통한 최종 확인
응급 피임약은 100%가 아니므로, 피임 성공 여부 확인은 필수다.
- 최적의 검사 시기: 성관계를 가진 날로부터 2주~3주가 지난 후, 또는 예정된 생리일보다 7일 이상 늦어질 때.
- 검사 시기 준수: 너무 일찍 검사하면 임신을 했어도 음성(위음성)으로 나올 수 있다. 정확한 검사를 위해 최소 2주를 기다리는 것이 좋다.
병원 재방문이 필요한 경우
- 임신 테스트 결과가 '양성'으로 나온 경우
- 테스트 결과가 음성이더라도 생리가 3주 이상 늦어지는 경우
- 하복부 통증 등 부작용이 매우 심하거나 지속되는 경우 (드물게 자궁외임신 가능성 등 확인 필요)
지속 가능한 피임 계획으로의 전환
응급 피임약 복용은 불안한 경험이다. 이를 계기로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하여 사전 경구 피임약, 자궁 내 장치(IUD) 등 자신에게 맞는 99% 이상의 피임 성공률을 제공하는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피임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