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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유전자 검사, 50만 원 패키지 꼭 해야 할까? 가격표 받고 고민하게 된 이유와 후기

목차

출산의 기쁨을 누리기도 잠시, 병원에서 건네받은 검사 신청서를 보고 잠시 멈칫했다. G스캐닝, 윌슨병, 난청 유전자, 눈 종합검사 등 이름도 생소한 검사들이 줄지어 있었고, 이를 모두 합친 '풀 패키지' 비용은 대략 50만 원 선이었다.

병원에서 제공한 신생아 검사 비용 안내문
▲ 실제 병원에서 받은 검사 안내문. 선택 항목을 다 합치면 수십만 원이 훌쩍 넘는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편이라 50만 원이라는 비용을 지불하고 모든 검사를 다 신청했다. "혹시 나중에 후회할 일을 만들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제를 하고 나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만약 경제적 여유가 없는 부모라면 이 안내문을 받아들고 얼마나 큰 죄책감과 고민에 빠질까 싶었다.

과연 내가 결제한 이 50만 원어치의 검사들이 의학적으로 '필수'였을까? 아니면 부모의 불안 심리를 이용한 상술이었을까? 직접 검사를 받아본 후기와 함께, 각 항목이 꼭 필요한지 꼼꼼하게 따져보았다.

돈 안 들어도 괜찮다, 국가가 보장하는 필수 검사

가장 먼저 안심해도 될 점은 '필수'와 '선택'이 명확히 나뉜다는 것이다. 위 가격표의 유료 패키지와 별개로, 모든 신생아가 반드시 받아야 하는 '선천성 대사 이상 선별 검사(NST)'는 국가에서 비용을 전액 지원한다.

2024년부터는 지원 범위가 확대되어 희귀 질환인 리소좀 축적 질환까지 포함되었다. 이 무료 검사만으로도 페닐케톤뇨증이나 갑상선 기능 저하증 같은, 아이의 발달에 치명적인 대사 질환 60여 종을 걸러낼 수 있다. 즉, 돈이 없어서 유료 검사를 못 한다고 해서 아이의 생존에 직결되는 위험을 방치하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뜻이다.

가장 비싼 G스캐닝, 나는 왜 선택했나

내가 지불한 비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이 바로 'G스캐닝'이라 불리는 유전체 검사다. 염색체를 고해상도로 분석해 미세 결함을 찾아내는 기술이다. 내가 이 검사를 선택한 이유는 단순했다. "혹시 모를 0.1%의 불안도 남기기 싫어서."

하지만 냉정하게 따져보면 건강하게 태어난 아이에게 이 검사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불확실성 변이(VUS)' 때문이다. 검사 결과 미세한 유전자 변이가 발견되어도, 이것이 실제 질병인지 단순한 유전적 특징인지 현대 의학으로도 명확히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주변에는 이 검사 결과 때문에 아이가 조금만 늦게 뒤집어도 "그 유전자 때문인가?" 하며 몇 년을 불안에 떠는 부모도 있다. 가족력이 없고 아이 외모나 건강에 이상이 없다면, 굳이 비싼 돈을 들여서 이런 '불안'을 살 필요는 없다고 본다. 나는 다행히 정상 소견을 받아 안심 비용으로 쓴 셈 쳤지만, 예산이 한정적이라면 가장 먼저 제외해도 되는 항목이다.

가성비 최고, 난청 유전자 검사는 추천

50만 원 패키지 중 내가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바로 난청 유전자 검사다. 이미 병원에서 무료 청력 검사(귀 검사)를 통과했는데 왜 또 돈을 내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검사의 목적은 다르다.

💡 핵심 포인트

난청 유전자 검사는 청력 확인뿐만 아니라 '약물 부작용 예방'이 핵심이다. 특정 유전자 변이(mt-RNR1)가 있는 아이는 특정 항생제를 맞으면 청력을 잃을 수 있는데, 이 검사로 미리 알 수 있다.

나는 여유가 있어서 다 했지만, 만약 지인들이 "돈 아까우니까 딱 하나만 추천해줘"라고 묻다면 주저 없이 이 난청 유전자 검사를 꼽을 것이다. 이건 단순 검사가 아니라 평생 조심해야 할 약물을 알려주는 '예방주사'와 같기 때문이다.

눈 종합검사, 윌슨병, 혈액형의 필요성

나머지 검사들에 대한 내 생각은 다음과 같다.

  • 1. 눈 종합검사 (심리적 안정용)
    선천성 백내장이나 망막모세포종 같은 희귀 안과 질환을 본다.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같이 신청했다. 0.01%의 확률도 확인하고 싶은 부모라면 추천하지만, 비용이 부담된다면 영유아 검진 때 의사 선생님께 눈 맞춤을 잘 봐달라고 하는 것으로 대체 가능하다.
  • 2. 윌슨병 및 혈액형 (굳이?)
    체내에 구리가 쌓이는 윌슨병은 가족력이 없다면 급하지 않다. 혈액형 검사는 사실상 가장 돈이 아까운 항목일 수 있다. 신생아 때는 엄마 항체 때문에 결과가 부정확할 수 있고, 나중에 급하게 수혈할 일이 생겨도 병원에서 무조건 다시 검사하고 진행하기 때문이다. 그냥 "우리 아기 혈액형이 궁금해서" 낸 비용이라 생각한다.

결론: 나는 다 했지만, 안 해도 괜찮다

나는 경제적 여유가 있었기에 50만 원을 '안심 비용'으로 지불했고, 결과적으로 모든 검사에서 정상 소견을 받아 마음 편히 육아를 시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다 해보고 나니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이걸 다 안 한다고 해서 부족한 부모가 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우선순위 검사명 현실적 조언
0순위 (기본) 선천성 대사 이상 국가 전액 지원. 이것만으로도 핵심은 방어함.
1순위 (추천) 난청 유전자 여유가 없다면 이것 하나만이라도 추가하길 권장.
2순위 (선택) 눈 종합검사 여유가 있으면 심리적 안정을 위해 추천.
3순위 (보류) G스캐닝 / 윌슨병 가족력이 없다면 굳이 비싼 돈 들일 필요 없음.
4순위 (패스) 혈액형 나중에 유치원 갈 때 해도 충분함.

50만 원, 아기 분유값과 기저귀값으로 환산하면 꽤 큰 돈이다. 여유가 있다면 나처럼 심리적 안정을 위해 투자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죄책감 갖지 말고 과감히 패스하거나, 실속 있게 '난청 유전자 검사' 정도만 챙기는 것이 현명한 부모의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