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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유전자 검사, 50만 원 패키지 꼭 해야 할까? 가격표 받고 고민하게 된 이유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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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의 기쁨을 누리기도 잠시, 병원에서 건네받은 검사 신청서를 보고 잠시 멈칫했다. G스캐닝, 윌슨병, 난청 유전자, 눈 종합검사 등 이름도 생소한 검사들이 줄지어 있었고, 이를 모두 합친 '풀 패키지' 비용은 대략 50만 원 선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편이라 50만 원이라는 비용을 지불하고 모든 검사를 다 신청했다. "혹시 나중에 후회할 일을 만들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제를 하고 나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만약 경제적 여유가 없는 부모라면 이 안내문을 받아들고 얼마나 큰 죄책감과 고민에 빠질까 싶었다.
과연 내가 결제한 이 50만 원어치의 검사들이 의학적으로 '필수'였을까? 아니면 부모의 불안 심리를 이용한 상술이었을까? 직접 검사를 받아본 후기와 함께, 각 항목이 꼭 필요한지 꼼꼼하게 따져보았다.
돈 안 들어도 괜찮다, 국가가 보장하는 필수 검사
가장 먼저 안심해도 될 점은 '필수'와 '선택'이 명확히 나뉜다는 것이다. 위 가격표의 유료 패키지와 별개로, 모든 신생아가 반드시 받아야 하는 '선천성 대사 이상 선별 검사(NST)'는 국가에서 비용을 전액 지원한다.
2024년부터는 지원 범위가 확대되어 희귀 질환인 리소좀 축적 질환까지 포함되었다. 이 무료 검사만으로도 페닐케톤뇨증이나 갑상선 기능 저하증 같은, 아이의 발달에 치명적인 대사 질환 60여 종을 걸러낼 수 있다. 즉, 돈이 없어서 유료 검사를 못 한다고 해서 아이의 생존에 직결되는 위험을 방치하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뜻이다.
가장 비싼 G스캐닝, 나는 왜 선택했나
내가 지불한 비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이 바로 'G스캐닝'이라 불리는 유전체 검사다. 염색체를 고해상도로 분석해 미세 결함을 찾아내는 기술이다. 내가 이 검사를 선택한 이유는 단순했다. "혹시 모를 0.1%의 불안도 남기기 싫어서."
하지만 냉정하게 따져보면 건강하게 태어난 아이에게 이 검사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불확실성 변이(VUS)' 때문이다. 검사 결과 미세한 유전자 변이가 발견되어도, 이것이 실제 질병인지 단순한 유전적 특징인지 현대 의학으로도 명확히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주변에는 이 검사 결과 때문에 아이가 조금만 늦게 뒤집어도 "그 유전자 때문인가?" 하며 몇 년을 불안에 떠는 부모도 있다. 가족력이 없고 아이 외모나 건강에 이상이 없다면, 굳이 비싼 돈을 들여서 이런 '불안'을 살 필요는 없다고 본다. 나는 다행히 정상 소견을 받아 안심 비용으로 쓴 셈 쳤지만, 예산이 한정적이라면 가장 먼저 제외해도 되는 항목이다.
가성비 최고, 난청 유전자 검사는 추천
50만 원 패키지 중 내가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바로 난청 유전자 검사다. 이미 병원에서 무료 청력 검사(귀 검사)를 통과했는데 왜 또 돈을 내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검사의 목적은 다르다.
💡 핵심 포인트
난청 유전자 검사는 청력 확인뿐만 아니라 '약물 부작용 예방'이 핵심이다. 특정 유전자 변이(mt-RNR1)가 있는 아이는 특정 항생제를 맞으면 청력을 잃을 수 있는데, 이 검사로 미리 알 수 있다.
나는 여유가 있어서 다 했지만, 만약 지인들이 "돈 아까우니까 딱 하나만 추천해줘"라고 묻다면 주저 없이 이 난청 유전자 검사를 꼽을 것이다. 이건 단순 검사가 아니라 평생 조심해야 할 약물을 알려주는 '예방주사'와 같기 때문이다.
눈 종합검사, 윌슨병, 혈액형의 필요성
나머지 검사들에 대한 내 생각은 다음과 같다.
-
1. 눈 종합검사 (심리적 안정용)
선천성 백내장이나 망막모세포종 같은 희귀 안과 질환을 본다.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같이 신청했다. 0.01%의 확률도 확인하고 싶은 부모라면 추천하지만, 비용이 부담된다면 영유아 검진 때 의사 선생님께 눈 맞춤을 잘 봐달라고 하는 것으로 대체 가능하다. -
2. 윌슨병 및 혈액형 (굳이?)
체내에 구리가 쌓이는 윌슨병은 가족력이 없다면 급하지 않다. 혈액형 검사는 사실상 가장 돈이 아까운 항목일 수 있다. 신생아 때는 엄마 항체 때문에 결과가 부정확할 수 있고, 나중에 급하게 수혈할 일이 생겨도 병원에서 무조건 다시 검사하고 진행하기 때문이다. 그냥 "우리 아기 혈액형이 궁금해서" 낸 비용이라 생각한다.
결론: 나는 다 했지만, 안 해도 괜찮다
나는 경제적 여유가 있었기에 50만 원을 '안심 비용'으로 지불했고, 결과적으로 모든 검사에서 정상 소견을 받아 마음 편히 육아를 시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다 해보고 나니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이걸 다 안 한다고 해서 부족한 부모가 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 우선순위 | 검사명 | 현실적 조언 |
|---|---|---|
| 0순위 (기본) | 선천성 대사 이상 | 국가 전액 지원. 이것만으로도 핵심은 방어함. |
| 1순위 (추천) | 난청 유전자 | 여유가 없다면 이것 하나만이라도 추가하길 권장. |
| 2순위 (선택) | 눈 종합검사 | 여유가 있으면 심리적 안정을 위해 추천. |
| 3순위 (보류) | G스캐닝 / 윌슨병 | 가족력이 없다면 굳이 비싼 돈 들일 필요 없음. |
| 4순위 (패스) | 혈액형 | 나중에 유치원 갈 때 해도 충분함. |
50만 원, 아기 분유값과 기저귀값으로 환산하면 꽤 큰 돈이다. 여유가 있다면 나처럼 심리적 안정을 위해 투자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죄책감 갖지 말고 과감히 패스하거나, 실속 있게 '난청 유전자 검사' 정도만 챙기는 것이 현명한 부모의 선택이 될 것이다.